작년에 나와서 판매가 중단됐던 cu 채식주의 도시락이 재출시 됐다. 리뉴얼 준비로 중단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나올까? 반신반의했던 거 같다. 작년 채식주의 도시락이 출시될 때쯤 채식 햄버거라던가 김밥같이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지금은 대부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재출시 소식을 듣고 집 주변에 있는 CU를 돌았는데 두 군데 모두 없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의 점장님은 작년에 나왔을 때 잔뜩 들여놨다가 안 팔려서 자기가 대부분 먹었다고, 찾는 분들만 찾지 다시 들여놓기가 꺼려진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집이랑 가까운 곳도 아니었고 마음먹고 온 거여서 부탁들이지 않고 그냥 인사만 하고 나왔다. 출시됐던 비건 제품들이 대부분 단종이 되는건 이런 이유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가까운 편의점에 주문을 하려고 들어간 어플엔 비건 도시락은 없었다. 편의점에서도 들여놓기 꺼려 하는데 예약까지 안되니까 구입할 방법이 없어서 문의를 넣었다.
접수 메일을 받고 어플에 들어가 보니 PLA 채식주의 도시락이라고 제품이 떠 있었다. 아무래도 나말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더 있었지 싶다.
그렇게 예약을 해서 받아온 CU 비건 도시락. 리뉴얼 전엔 비건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있었다면, 이번엔 I'm veggie라고 문구가 바뀌었다. 뭔가 웃기기도 하고, 하도 이전에 이해 없이 비건이라는 단어 쓰는 바람에 몰매를 맞았던 사례들이 많아서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도 많지만 비건이란 단어를 단순하게 채식주의로 생각하고 쓰는 곳들이 있다. 비건이라고 적혀있으면서 유제품이나 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판매하는 곳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리뉴얼 전엔 펄프 용기에 비닐로 포장이 돼 있었는데 이번엔 비닐 포장 없이 종이로 커버가 하나 더 생겼다. PLA를 사용한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했는데, Be Green Frends. Not plastic이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까 전보다 니즈 분석이 잘 된 것 같다. 작년에 출시됐을 때 플라스틱 포크가 달려서 나와서 욕을 많이 먹은 걸로 알고 있다. 얼마 있다 나무 젓가락으로 바뀌었는데. 이번에도 대나무? 젓가락이 함께 달려있다.
cu에선 편의점 최초로 100% 생분해성 수지로 만든 봉투를 도입했다고 들었다. 다른 업체들과 다르게 피드백도 빠르고 제품들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걸 보니까 다른 편의점들보단 관심이 있는 거 같다.
비건제품들은 가뜩이나 타겟도 적은데. 무더기로 나오는 플라스틱은 한 번 사 먹는 것도 꺼리게 된다. 앞으로 나오는 비건 제품들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판매가 지속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구성은 전과 비슷하다 병아리콩이 들어간 단호박찜? 과 콩불구이, 새송이, 토마토가 들어간 펜네 파스타. 용량도 275g으로 같은데 가격만 3600원으로 300원이 올랐다. 영양성분 상세 기제가 안 돼 있어서 좀 의아했는데 곧 추가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사실 전에 맛이 어땠는지 자세하기 기억이 나질 않아서 맛은 비교할 수가 없다. 단편적으로 맛있었다는 것만 생각이 난다. 이번에도 전체적으로 맛있게 먹었다.
좀 아쉬운 건 단호박찜도 달달한데 파스타도 달달한 거? 말은 이렇게 하지만 메뉴 구성이나 재료가 골고루 들어간 점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재료들로 느낌만 낸 게 아니라 큼지막하게 들어있는 점도.
바질 페스토 때문에 바질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데 입맛을 돋운다.
병아리콩 크랜베리가 들어가 있는 단호박찜은 정말 달달하다.
작년에 구입했던 채식주의 도시락. 펄프 용기에 비닐로 포장이 돼 있다. 구성이나 시각적으로는 지금과 비슷해 보인다.
한 끼 식사로는 용량이 작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딱 좋았다. 포만감도 적당히 있고.
콩 불구이기 들어가 있어서 식감도 적당히 있어서 밸런스가 좋은 거 같다. 비건 도시락이라고 나와서 비슷한 구성에 식물성으로 바꾼 제품들보단. 이렇게 기존에 없는 메뉴로 출시되는 게 더 반가운 거 같다. 더 사고 싶다고 해야 하나?
이번엔 좀 꾸준히 판매돼서 새로운 제품들도 출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좀 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져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출시된 편의점 도시락은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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